마음 한편에 자리하며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공간, 바로 ‘집’이다.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기에 집은 장소 그 이상으로서 가치를 지닌다. 학업과 직장을 비롯한 다양한 사유로 인해 잦은 이사를 하게 될수록 집에 대한 그리움은 더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우리 모두가 과거의 집을 그리워하며, 더 나은 미래의 집을 갈망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좋은 집이란 어떤 공간일까. 누군가는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작은 초가집을, 또 다른 누군가는 호화로운 고층 빌딩 아파트를 머릿속에 그려보곤 할 것이다. 좋은 집에 대한 외형적인 기준을 딱 잘라 말하기엔 어렵지만, 모름지기 좋은 집이란 거주자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어야 하며 가족과 소중한 추억을 담아낼 수 있는 좋은 그릇이 되어주는 공간이 아닐까 한다. 오늘 homify에선, 각자만의 좋은 집을 마련한 일곱 가정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일곱 채의 좋은 집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서울의 주거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면서 근교 도시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첫 번째로 소개할 집인 경기도 양평의 ‘성찬재’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중시하는 건축주 가족을 위한 아늑한 보금자리다. 건축가는 설계에 있어서 자연을 가장 중점적으로 다뤘고, 그 결과 주택 곳곳에선 큼직한 창문에 담긴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노출형 벽난로, 편안한 원목 소재를 통해 공간에 온기를 가득 불어넣었단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한 설계 포인트다.
달콤한 신혼 생활에 한창 행복한 젊은 부부. 그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로 아파트가 아닌 작은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의 작은 모퉁이 부지를 얻었고, 그 위에 작지만 알찬 집을 지었다. 한정된 공간에 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담아내기 위해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동원되었다. 수직 공간을 활용하여 넉넉한 수납공간과 다락방까지 얻은 아이디어가 바로 이에 해당하는 좋은 예시. 이뿐만 아니라, 평상형 거실과 벽돌로 쌓은 담장 등 한국적인 정서를 자극하는 요소들도 숨어있어 재미를 더한다.
경상남도 김해의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집을 꿈꿨던 건축주. 그리하여 김해 향교 뒤편에 자리한 주택 택지 조성지역에 부지를 얻고 주택 설계를 의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집인 타워 하우스는 아름다운 도심지의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명당에 자리하게 되었다. 또한, 건축가는 건축주 가족이 전망을 더욱 극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전망 타워’라는 공간을 만들었고 그리하여 주택은 ‘타워 하우스(Tower House)’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집의 설계 포인트는 전망 타워와 테라스를 비롯한 다채로운 공간이 사방(四方)에 자리하여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것.
높은 인구밀도와 땅이 귀하기로 유명한 일본. 그래서일까, 일본에선 뛰어난 공간 활용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단독주택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주택도 마찬가지로 알찬 공간 구성이 돋보이는 사례다. 설계를 의뢰한 건축주는 주택이 즐비한 주거지역에 조그마한 모퉁이 부지를 얻었고, 건축가는 이 작은 땅을 ‘스킵 플로어’란 설계 해법을 통해 200% 활용하여 아름답고 다채로운 주거공간을 완성해냈다. 매우 압축적인 공간이지만, 입체적이고 개방적인 구조 덕택에 내부에선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은퇴를 앞둔 중년부부. 그들은 지난 세월 동안 잊고 살았던 여유를 되찾기 위해 한적한 마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설계의 핵심은 ‘편안함이 깃든 공간’. 인체에 자극이 없는 목재로 주택의 내외부를 마감했고, 큼직한 창문을 내어 아름다운 정원의 전망을 그림처럼 실내에 담아냈다. 또한, 길게 뻗은 처마 아래 고즈넉한 툇마루를 두어 여가 시간의 즐거움이 배가 되도록 했다.
다음으로 소개할 주택도 마찬가지로 은퇴 후 노년의 삶을 준비하는 부부를 위한 공간이다. 앞서 본 주택이 가족적인 공간에 초점을 둔 공간이라면, 이번 주택은 가족과 더불어 이웃과의 소통까지도 중점적으로 다룬 공간이다. 묵직한 지붕 아래 자리한 주거공간은 마을을 향해 시원하게 열려있으며, 그 앞엔 넓은 텃밭까지 마련되어 있어 이웃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이웃의 정이 점점 사라져가는 이 시점에, 이러한 소통적인 주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만나볼 이 주택은 자녀를 둔 건축주 부부를 위한 공간으로, 스킵 플로어를 통한 알찬 공간 구성과 높은 천장이 주는 개방감이 매력이다. 파격적이고 과감한 주택 외관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 또 다른 주인공. 주택 외부엔 4대의 차량을 위한 넉넉한 주차공간과 거실에서 이어지는 넓은 테라스가 자리하며, 주택 내부엔 기본 생활공간과 더불어 게스트 룸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다미 방까지 마련되어 있어 편리함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