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환경 내 체감 면적을 극대화하다, 남동 나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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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환경 내 체감 면적을 극대화하다, 남동 나비집

Jihyun Hwang Jihyun Hwang
Maisons de style  par 에이치에이치 아키텍스, Mode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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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도시에 살까? 여러 이유를 들겠지만, 부모로서는 아이의 학업도 이유가 될 수 있을 테고, 직장까지의 근접성, 교통편에 대한 고민도 한몫할 것이며 도시에서 누리는 생활 속 편의 시설도 이유가 된다. 하지만, 도시에 살면 아무래도 자연과는 조금 멀어지게 된다. 생활의 편의인가 자연에서 느끼는 편안함인가. 둘 중 하나만을 고르라고 하면 누구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 있고, 동시에 자연의 아늑함을 그리워하며 산다. 그런 와중에 근래 들어 도시를 조금 나와 교외에 전원주택을 설계해서 도시 생활의 이점과 자연의 포근함을 동시에 누리며 살아보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 오늘은 그중 용인의 60여 가구 남짓한 단독 주택 단지인 라움빌리지 내에 있는 한 단독 주택을 찾아가 보고자 한다. 독특하게도 뾰족한 인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외관의 숨은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집이다. 지금 바로 살펴보자.

■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동 라움빌리지  ■ 용도: 단독주택 (신축)  ■ 대지면적: 448.0㎡  ■ 건축면적: 91.55㎡ (건폐율 19.90%) ■ 연면적: 280.07㎡ (용적율 36.81%) ■ 규모: 지하2층/지상2층 ■ 준공: 2016년 10월

국내 건축 회사 에이치에이치 아키텍스 에서 설계했다.

< Photograph : 남궁선 >

1. 나비집, 주택 외관 및 분위기

나비집? 집의 이름만 들으면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사진을 본다 해서 바로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다. 대체 왜 나비집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시작은 건축주 가족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주택은 네모 반듯한 상자 모양으로 설계했어도 됐었다. 하지만, 건축주가 선택한 것은 두 번째 디자인 제안이었던 이 주택 형태다. 겉으로 보면 찌를 듯이 뾰족함을 자랑하며 삼각형 실을 담고 있는 듯한 외관의 모습을 담은 이 주택이다. 사진은 주택의 한쪽 부분만을 담고 있어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운데, 실제로는 양쪽으로 주택 일부가 뾰족하게 나와 있는 모습으로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양 쪽으로 뾰족하게 나와 있다는 점이다. 이곳은 단독 주택 단지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도심 속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여전히 주변 이웃집들이 줄지어 있어 사생활 노출에 대한 고민이 있는 곳이다. 건축가의 제안에서 건축주가 이 디자인을 선택한 데는 사생활 보호라는 목적도 있었다. 양쪽으로 주택 외관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양쪽의 이웃집으로부터 막아주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나비집이라는 이름은 위에서 내려다 보면 주택이 그려낸 평면도가 나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했다.

2. 사생활 노출은 줄이고, 가족 간의 소통은 높인다.

쉽게 말해 양쪽으로 뾰족하게 나온 주택 부분들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나비의 양 날개인 셈이다. 양쪽 이웃으로부터 시선을 차단하는 동시에 주택 실내에서는 폭넓은 자유로움과 포근하게 감싸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양 날개가 모인 부분인 주택 내 주방의 경우 정원, 정원 내 수영장 그리고 멀리 숲까지 시야가 단계적으로 열려 건축주 가족에게 실내 어떤 곳보다도 특별한 공간감을 안겨주는 공간으로 손꼽힌다. ㅅ자로 건축 메스가 꺾인 덕분에 사방으로 시야가 열려 사실상 아이들이 어디에 있든 쉽게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건축주 부부에게 무엇보다도 큰 장점으로 손꼽혔다.

3. 나비 모양의 아이디어

모든 건축의 시작이 그렇듯 단독 주택 설계의 시작에도 대지 분석이 자리한다. 어느 방향에서 가장 해를 많이 받고, 어느 방향에서 어떤 조망권을 가질 수 있는지,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부는지 등 해당 대지의 자연환경에 대한 분석은 무척 중요한 과정이다. 나비 모양의 기초적인 아이디어는 이런 분석 자료를 디자인화하는 과정에서 얻게 됐다. 또한, 단독 주택을 꿈꾸고 바라는 건축주들이 다른 누구와도 다른 나만의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열망이 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 건축가의 의도도 담겨 있었다. 

4. 단순하지 않아서 재미있는 공간감

이 집의 동선은 일률적이지 않다. 방은 사각형이 아닌 삼각형으로, 동선은 직선이다가도 대로는 지그재그 형태로 그려지고 시선은 위아래, 양옆으로 열리기도 한다. 직각과 평면, 사각형의 건축물에 익숙한 사람에게 흥미로운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건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놀이터가 되어준다. 집의 경계를 따라 정원을 걷다 보면 동네의 굽이진 작은 골목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오밀조밀 실내를 담아낸 주택의 모양새가 인상적이다.

5. 실내에서 바라본 정원

이제 실내로 들어와 보자. 마치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실내에서 정원을 마주하게 된다. 단단한 콘크리트 벽 대신 검은색 철제 프레임이 그려낸 단단한 이미지 안으로 유리의 투명함이 더해져 정원을 향해 그리고 멀리 숲을 향해 시야가 활짝 열린 벽이 생겼다. 노출 콘크리트의 천장 아래 목제 바닥으로 마감된 공간이며 전체적으로 디자인 자체도 특이한 데다가 여러 재질이 한데 모이니 더욱 독특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6. 삼각형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삼각형 방을 만들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각형 방보다 월등히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각형으로 방을 만들면 일반적인 가구들이 잘 들어맞지 않고, 공간이 애매하게 남을 수 있다. 효율성만 따진다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건축주 가족은 이 집에서의 삼각형 방들에 너무 만족하고 있다. 왜일까? 채광, 조망 그리고 사생활 보호도 충족했고, 무엇보다도 이 집에서 실제로 삶을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가족 간의 인기척을 쉽게 느끼고, 서로 소통하기 편하고, 유기적이고 독특한 공간감 안에서 행복하고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7. 좋은 단독 주택이란

정원을 향해, 숲을 향해, 하늘을 향해 그리고 가족을 향해 열린 공간감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집이다. 단독 주택은 말 그대로 특정 누군가를 위해 지어진 맞춤형 주택이라고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누군가의 생활 방식과 삶을 채워나가는 성향, 개성 등이 모두 더해진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설계되고 완공된 집에 들어섰을 때 매일 매일 그 집에서의 생활이 더 좋아진다면, 정말 좋은 집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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